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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을(심보통 1979~)

스토리텔링Pro. 심지훈 2014. 10. 2. 18:33


#가을(심보통 1979~)
시월 꽃질 때,
톱풀은 씩씩하게 피어 서 있다.
톱니바퀴처럼 생긴 꽃송이 받쳐들고
동원(東園)의 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향긋한 톱풀내 맡고 휘날아온 자그마한 벌 한 마리,
지척인 겨울 준비에 힘껏 톱풀을 빨아제낀다.
가을은 온 생명에게 저장의 계절,
가을 들머리에 겨울을 준비해야 또 새봄 맞이하지. 
새끼벌아, 톱풀을 쪽쪽 빨아라.
하얀 톱풀아, 조막만한 새끼벌에 꿀을 내주어라.
나는 열심히 지켜보마.
그게 우리들 역할
그게 우리들 생명
그게 우리들 공존
그게 우리들 세계.
/2014.10.2 한밭수목원 천년기념물센터 
 
*톱풀: 국화과. 잎이 톱니처럼 생겨 톱풀이라 불린다. 7월에 개화해 10월까지 꽃이 핀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다 큰 것은 뿌리째 지혈, 살균, 소염제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