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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구마‬(심보통 1979~)



‪#‎고구마‬(심보통 1979~)
장모 주신 고구마 겨우내 다 먹지 못하였다.
쓸쓸하게 외로웁게 베란다에 내버려 두었다.
고구마는 씩씩하게 고독하게 싹을 틔웠다. 
이왕지사 엎질러진 물, 물을 주어 키울까, 
경주 장모댁에 보내어 모종으로 쓰시라 할까, 
이런저런 고민하였더니, 마땅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물어 주어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도 한철이요,
고구마 모종 시기는 훌쩍 지나 버려 허사가 됐다.
다시 일단 원위치. 

고구마 박스엔 싹튼 고구마 형제가-
독수리 오형제마냥 다섯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 저들끼리 희희낙락대고 있다.
한길 사람 속도 간파하지 못하는 치가, 
저 억센 생명의 속을 어찌 안단 말인가.
나도, 미.친.척 히숙히숙 한웃음 던져 주었다.
/심보통 2016.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