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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람을 맞으며(심보통 1979~)



# 바람을 맞으며(심보통 1979~)


9월 열닷새날,

수향재守鄕齋 뒷산 낙랑장송에 올라
정자에 상 펴고, 붓 종이 꺼내사
이내
서쪽 바람재 고개너머로 
초가을 시원한 바람 온산을 휘감을사
저 멀리 
하늘 높이 치솟은 도토리나무 
그 잎새들 
엄동설한에 눈 날리듯 파르르 떨어지고
한 무리 대숲에선 
휘휘 피리 소리 울려퍼지사
산꿩 한 쌍 
푸드득 푸드득 
소스라쳐 날아가건만
낙랑장송은 
길가에 핀 코스모스마냥 
한들한들 즐거이 춤추는구나
아, 내 더 일러 무엇하리.
/심보통 20130915

*수향재守鄕齋: 우리집 당호
**붓 종이: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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