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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심보통1979~)


#봄(심보통1979~)
봄,
아내가 안내한 그 봄.
아내는 말하였지.

자기가 좋아하는 선암사를 갔다가
자기가 가고픈 낙안읍성을 가자.
자기 좋아하는 한옥에서 하룻밤 묵자.

봄,
아내가 안내한 그 봄, 순천에서
나는 참말로 기뻤다.
승주를 만났고
우리를 만났고
순희를 만났다.

승주는 저녁참에 두 병을 홀로 비웠고,
우리와 순희는 다음날 고이 데려왔다.

승주는 시원하게 맛이 깊고
우리는 시원하게 맛이 옅었다.
순희는 이제 막 맛보려는 참이다.

나의 벗, 승주 우리 순희가 있는
그 소박한 땅 순천으로 데려가 준
아내에게 승주, 우리, 순희를 
아주 조금 나눠주기로 한다.
/심보통 2016.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