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심보통 1979~)
나 어릴 적
무척 무덥던 여름날
반가운 소리있었다
딸딸 탈탈탈
경운기 시동거는 소리
탈탈탈 탈탈탈
안집
끝용이 형은
빨간옷 입은
경운기를 이끌고
우리집 앞에 멈췄다
'작은 훈아, 나와라'
자그마한
끝용이 형은
나를 태우고
개선장군같게
방아재 포도밭으로 나아갔다
끝용이 형은
냇가로 내려가
회색등에 검은 반점을 한
왕개구리 한 마리를 잡아
볏짚으로 한쪽 뒷다리 묶어
장난감으로
내어주었다
나는
왕개구리를 벗삼아
물놀이하며 오후나절을 보내곤 했다
서른다섯인 나는,
이제
경운기만 보면
끝용이 형이 잡아준 왕개구리가 떠오른다
경운기만 보면
끝용이 형이 참말로 사무치도록 그리웁다
/2013년 2월 13일 경운기를 찍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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