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일(심보통 1979~)
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일은
백련사까지만 왔다가
되돌아갔다면 딱 좋았겠다
싶은 순간이
백련사 삼성각을 휘돌아
향적봉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진입해 얼마안 가
울컥울컥 든다.
그 기분은 정말이지
앙앙 울어재껴도
시원찮을 것 같게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
놀리듯 골리듯 놓인
헤아릴 수도 없는
나무 계단 그리고 또 계단.
하산길에
'어이구, 어찌 오르실려구...'-
봉우리 찍고 내려온 사람들의
안타까운 한 마디가
등산길에 나선 사람들에게
진정있는 울림이 되어 귓전서 메아리, 아리친다
'어이구, 어찌 오르실려구, 려구, 려구...'
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일은
계단길 밟아
다섯고개만 넘으면
온 길이 아까워서
갈 길에 오기솟아
앞으로, 앞으로
이를 악다물고 나아가게 되어 있다.
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일이
참으로 잘했다 싶은 것은
향적봉 9부 능선쯤서 열린
하늘길과 향적봉이 지척인 땅길이
닿을듯 말듯한 풍광을 마주할 때다
'아, 천국이 따로 없구나!'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까짓 나무계단 수십개가 대수였던가 싶다.
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일은
백련사까지 1시간은 가짢게 보였다가
향적봉까지 3시간 50분은 울고싶다가
향적봉 9부 능선부터 향적봉 정상서 표석과
포옹하고 바람맞는 10분은
까마귀고기 먹은 듯 4시간 50분을 말짱 잊어버리는 것이다.
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일은
10.분.이.면.그.깟.행.복.만.나.만.끽.하.는.것.이.다.
/2013년 7월 22일 덕유산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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