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2003년산産 보이 청차와 15년 된 숙차를 음다했다. 좋은 차를 음미하는 일은 복福을 음미하는 일이기도 하다. 술을 마시면 그저 불콰해질 뿐이지만, 보이차를 마시면 온몸에 열이 돌고 기운이 솟구친다. 물론 좋은 차를 마셔야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차 나눔의 뜻은...
아, 이 복됨을 어찌할꼬
중국 옛법에 따르면 차를 나눈 사람은 한 가족이 된다는데
남녀가 호감을 표시할 때 차를 권한다는데
마음에 들면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들이킨다는데
사위를 맞이하기 전 장인 장모는 차로써 융숭하게 대접한다는데
살아가면서 혹 자기 딸로 인해 힘든 일이 생겨도 이 때를 생각해 잘 참고 극복하라는 의미라는데.
차는 혼례법에도 깊이 스며있다는데
송나라 땐 약혼을 '차를 받았다'는 의미로 수다라 했다는데
약혼 축의금을 다금이라 했다는데
또 신랑이 신부집에 보내는 예물을 다례, 납폐를 보내는 일을 하다, 신부가 예물받는 걸 '차를 받았다'하여 흘다라 각각 했다는데.
이것이 청나라 때 삼다지례, 즉 혼인의 3가지 법으로 변모했다는데
청혼하는 것은 하다, 혼례식을 정다, 신방에 들어가는 걸 합다라 각각 했다는데
고로 차를 나눈다는 의미는 가족에 버금가는 친교를 뜻하는 것이라는데.
나는 한때 그 의미를 잘 모르고, 나누면 무조건 좋은 것인 줄 알고 차를 자랑삼아 나누고 좋은 일이라고 나눈 적이 있는데
귀한 차, 좋은 차 일수록 사람을 가려 내놓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몰랐던 것인데
지난날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참고로 예로부터 재혼한 여자는 두 집안의 차를 마셨다 하여 수치로 여겼다 하네
요즈음은 '부끄러울 취'를 '취할 취'쯤으로 알고 안하무인 격으로 날뛰는 치들이 너무 많아
예를 몰라 그런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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