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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사회학.com/마실에서 본 한양

[심지훈 문화칼럼] 행복해지고 싶다구요?

19세기 제레미 벤덤의 공리주의는 하나의 종교로 치부됐죠. 당대 최고의 경제학자였던 존 스튜어트 밀에 의해서였습니다.

벤덤의 '입법론(Treatise on Legislation)'을 접한 밀은 '웨스트민스터 리뷰(Westminster Review)'지를 통해 그의 복음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죠.

'유년시절 친구' 제임스 밀(=밀의 부친. 밀은 어려서 그의 아버지로부터 철저하게 철학(정치·경제)교육을 받았다.)과 데이비드 리카도 등과 함께 말입니다.

벤덤의 공리주의는 '최대다수를 위한 최대행복'으로 요약되죠. 벤덤의 이론에 의하면 쾌락의 양만 같다면 고스톱을 한 판 치는 것이나 시를 한 수 감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 3~4년 전에 써놓은 글인데, 요즘 하도 죽겠다는 사람이 많아 끄집어내 봅니다. 원제는 '행복의 조건'입니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인데, 그렇다면 마음먹기 달린 게 아닐까요. '88만원 세대'니, '몰락하는 중산층'이니 하는 서글픈 자화상도 제 마음먹기 따리 열외가 될 수 있는 게 우리 인간의 놀라운 능력 아닌가 해서요. 최근 도올 선생 중용 강의를 듣다, "부귀영화가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다. 가난한 속에서도 진실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첩경이다. (중략) 이 땅의 청년들이여! 분발하라!"는 자막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일전에 교류 하나 없던 20대 청년이 "감사합니다"라고 댓글을 달더군요. 저는 "별 말씀을, 되레 제가 감삿!"이라고 답글을 달아주었다. 참고로 저는 잘 다니던 신문사를 박차고 나와 '자발적 백수'로 10개월을 보내다, 조만간 상경을 해 제 2의 인생을 또 한번 활기차게 살아보고자 하는 농촌 총각입니다. ㅎㅎ 

후에 밀은 "벤덤의 행복에는 단순한 쾌락뿐이고, 최대의 행복은 단순한 쾌락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며 "만족에 찬 돼지가 되느니 불만에 찬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반기를 듭니다.

그리고 밀은 명예, 존엄, 자기개발과 같은 플라톤 철학의 미덕을 가미해 공리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킵니다. 공공의 행복을 위한 숙고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하나 미국의 심리학 전문지 '사이콜로지 투데이'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특집에서 내놓은 행복의 답은 벤덤과 밀이 쏟은 정성을 무색케 만듭니다. 


이 잡지는 행복을 작고 평범한 데서 찾으라고 간단명료하게 제시합니다. 그리곤 행복을 느끼려면 먼저 강한 자부심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약간의 자기도취도 주관적인 행복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행복은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거죠"라고 철 지난 개그식 자기주문을 걸어 보라는 말인 듯싶니다. 대한민국 민초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