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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사회학.com/마실에서 본 한양

[심지훈 희망칼럼1] 안녕! 여산 형이야.

얘들아, 안녕. 여산(如山.사진) 형이야. '이 뜯보잡은 또 뭐냐'는 식으로 고깝게 보진 말아. 일단 형 얘기 들어봐. 재밌을 거야. 니들한테 다 피가 되고 살이 될 거야. 이래뵈도 형 무지 바쁜 사람이다. 귀한 시간 쪼개 [20대에 고함]을 연재하는 거니까.
 

어투는 좀 거부감이 들 수 있어. 니들이 성인인데, 일면도 없는 인사가 반말 끼적끼적 하니까. 그래도 니들 개콘에 나온 '동혁 형이야!'는 좋아했잖아. 교감(交感) 위해 이 투를 사용하는 거야.

우선 형 소개부터 할게. 형은 목동에 살어. 닷새 전에 이사 왔다. 나이는 서른 셋. 30대 서울을 기반으로 전국을 잡아 먹고(?), 40대엔 세계를 호령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저짜 저 경북 김천 직지사 밑에서 4개월쯤 어무이 해주시는 귀한 밥 먹고 때가 됐다 싶어 짐싸들고 올라온 거야.

그럼 형은 여태 백수였냐고? 아니야. 2005년, 스물 일곱에 기자가 됐어. 일찍 된 거지. 그 어렵다는 '언시(좀 웃긴 표현이지만, 그만큼 기자되기 어렵다는 거 아니겠어.)' 한 방에 붙어서 5년 2개월 기자로 있었어. 

"우와~" 하지마. 형은 니들이 언론사 축에 끼어주는 조중동이나 경향, 한겨례 기자는 아니었으니까. 형도 물론 꿈은 중앙일보 기자였어요. 근데 인연이 그리 안되데. 시험도 한번 못 봤어. 뭐 그쪽 사정이 좀 있어 그런 그니까, 그건 기회가 되면 차차 이야기하도록 하자.

형은 대구경북 유력지에서 일했어. 속칭 우리끼리 '대구경북 메이저'라고 하지. 빵 터졌냐? 하긴 우리끼리 그러고 살어. 아니 그러고 살었어. 이제 과거지사니까. 

무튼 작년 12월에 사표 쓰고 나왔어. 언론 환경이 기자를 슬프게 하고, 더 늦게 전에 내 살 길 찾아 떠나는 게 나을 듯해서. 5년 2개월 미친 듯이 일했으니, 결과적으론 그럭저럭 1년을 내게 휴가를 준 셈이지. 쉽게 말해 놀았다는 말이야.

더 놀고 싶은데, 이제 부모님도 눈치를 주셔. 안 그러겠냐. 나이는 서른 셋인데, 대책(?) 없이 사표부터 내고 나왔으니 "고생했다" 딱 한마디 해주셨지만, 속으론 부글부글 끓어오르셨을 거야. 세상살기 어렵다는 걸 부모님은 너무 잘 아시거든.

형도 모르는 바는 아니야. 하지만 형은 요 손바닥 만한 세상 잘 살아갈 자신이 있어 뛰쳐나온 거야. 그 준비를 10개월 가량 한 거지. 그리고 서울로 온 거야.

형의 기본 마인드를 니들이 알 필요가 있겠다. 호구(糊口)라는 말 아니? "내 입 하나 호구하려고..." 할 때 그 호구, 밥 근근이 먹고 산다는 뜻이지. 대부분이 제 입 하나 호구 못해 안달인 세상이다. 니들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들 많을 거야. 

근데 형 생각은 좀 달라. 싱글일 땐 내 입 하나, 결혼해선 식솔들 호구 챙기겠다고 이 세상 살면 얼마나 피곤하겠냐? 세상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할 때, 그 말의 함의(含義)가 "내가 이 나라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 혹은 "내 죽을 때 후대를 위해 이 일만은 꼭하고 죽겠다", "그런데 정말 환경이 안 된다"는 걸 내포하는 게 몇 %나 된다고 생각하니.

형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질은 바로 이거야. 형이 포괄적으로 니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걸 불행으로 생각하는 니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거에 무감각한 니들한테 해주고 싶은 얘기는 이 한 줄이야. "내 호구 말고, 내 나라를 위해, 후대를 위해 살자!" 

니들 행복하고, 대한민국이 행복한 사회가 되는 법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주겠다는 거야. 그래서 자각 좀 하라는 거야. 자각! 스스로 깨우친다는 거. 자각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 줄 아냐. 그 하나 깨우쳐도 니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거 행복다하다고 생각할 거야. 형은 물가로 안내만 해 줄 거야. 물을 먹고 말고는 니들 몫이지. 

요즘 나꼼수 같은 신생 미디어가 니들 속 후련하게 해 주지. 형도 후련하더라. 정치판이 개판으로 가고 있으니, 여야 당수들이 니들하고 소통하겠다고 온갖 수단을 다 쓰잖아. 백지연의 끝장토론을 부러 챙겨봤다. 홍준표, 유시민 같은 당수들이 나와 20대와 소통을 명분으로 토론을 벌이는 건데, 솔직히 형 보기엔 안쓰럽더라.

그 얘기도 좀 해야겠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마. 너희가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부터 어떤 자세로 세상을 살아야 행복하게 죽을 수 있는지, 사는 동안도 행복한지에 대해 들려주마. 오늘은 여기까지.

2011년 11월 12일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여산 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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