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군불, 사랑
감나무 잎 타는 향을 맡아 보셨나요? 뭐라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아주 좋습니다. 감나무 잎 타는 향을 맡으면 가슴 한구석에 묘한 진동(?)이 일죠. 그건 마치 짝사랑하던 여학생에게 용기내어 손편지를 전하던 설렘과 같죠.
그 느낌은 노란콩 -메주의 원료가 되는 콩- 을 털어낸 콩나무를 아궁이에 넣고 군불을 땔 때 나는 내음과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군불을 때다'는 뜻은 아주 '음흉'하고도, 원초적인 행위를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을요. '군불을 때다'는 장작이나 땔감을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지핀다는 뜻 외에도 '(순화하면) 사랑을 나누다'는 뜻이 있답니다. 어원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오늘 낮에 이웃집에서 아궁이에다 타작한 노란콩나무로 군불을 때는 통에 그 냄새가 우리집 마당에도 그득했지 뭡니까. 정말 뭐라고 표현하기는 힘든데, 그 내음이 묘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가을, 군불, 사랑은 통하는 게 있는 걸까요? 감나무 잎 탈 때 내음과 콩나무 탈 때 내음부터 맡아 보시죠. 이 가을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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