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혹한기
안녕하셔유. 지여유. 소. 말투가 왜 이 모양이냐구유. 충청도 소니께유.
계사년이 60년 만에 온다는 흑사해라더니 범상치 않구만유. 새해 들머리부터 동장군이 대단했지유. 고생들 많으셨쥬. 지도 고생이 어지간해야 말이쥬.
아유~ 지란 놈은유, 되새김질이란 걸 해유. 혓바닥으로 코를 핥아야 숨쉬는 데도 좋구유, 감각이 살아나거 든유.
근디유 그래 핥아 버릇하믄 입가가 전신에 침범벅이어유. 그래두 여름은 참을만 해유. 문제는 겨울이 거든유.
딱 보시믄 아시겠지만유. 요래 고드름이 달릴 지경이라니께유. 지가 뭐 처마 아래 멋지게 빠진 고드름한티 폐를 끼치겠다는 건 아니어유. 아휴, 이건 뭐 해도해도 너무 한 것 같어서유.
정말이지 올해 날씨는 대단하네유. 그래두 지야 뭐, 이게 이골이 나서 참을만 하지만서더유. 지 새끼들은 참 안타까워 죽겠구만유. 사진에선 안보이시쥬. 지 젖가슴 밑에서 시방 우리 아이가 젖을 빨구 있구만유.
누구는 지더러 불쌍하다, 안됐다 그럴지 모르겠지만유. 우리 주인어른도 밥 때 되면 꼬박꼬박 영양식까지 섞어 주지유, 지 새끼두 힘차게 젖을 빨아 싸지유.
이 엄동설한에도 지가 살아가는 이유구만유. 요즘 미국에선 독감이 유행이라면서유. 지는 괜찮은께. 님들 걱정이나 하셔유.
새해 지처럼 근면성실하셔유. 그라면 다 하늘이 알아준당께유.
이상 충청도 논산 대표 누렁이였구만유. 음~메구만유.
*사진= 중앙일보 1월 4일자 1면 스마트폰으로 재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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