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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훈 문화칼럼] 여자, 장롱 그리고 벽오동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렸더니, 내가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무심한 일편명월이 빈가지에 걸렷세라. 필시 이 시를 지은 이는 일장춘몽으로 끝났겠으나, 오늘날과 비유하자면 로또를 부여잡고 대박을 꿈꾸는 민초의 심리와 동상(同床)의 일몽(一夢) 아니었을까. 오랜만에 직지사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직지사 식당가 주차장을 지날 무렵, 시내가 쪽에 선 오동나무를 보고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장과 농을 구별할 수 아냐?” 나는 당연히 모른다고 했다. 되레 ‘장롱은 한단어가 아니냐’고 여쭈었다. 아버지께서 오동나무를 보니 생각난다고 하시면서 장롱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아버지께서 유년시절만 하더라도 곳간 사정이 괜찮은 집 마당에는 벽오동을 심었다. 특히 여식이 태어나면 벽오동..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재미있는 금줄 이야기 왜 금줄있잖아요. 그 옛날 아기를 낳으면 걸어두었던. 이 금줄에 관한 새로운 얘기를 접했는데, 재미 있어 남겨 봅니다. 금줄의 재료가 짚인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짚으로 새끼를 꼬아 사내를 놓으면 숯과 고추를, 계집애를 놓으면 숯을 걸어 두잖아요. 그런데 의료시설이 전무했던 그 옛날, 산모 등에 깔린 것이 이불이 아니라 짚이었다고 합니다. 짚이 보온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가만 생각해 보니, 외할머니 생전에 겨울이면 장독마다 짚을 둘러치던 이유를 몰랐는데, 비로소 이해가 가네요.... 또 하나 금줄은 새끼를 꼬울 때 왼쪽으로 꼰다고 하네요. 마늘을 재어놓는 등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새끼는 오른쪽으로 꼬고요. 이유가 재미 있어요. 귀신은 왼손, 왼쪽을 싫어한다는 옛말에 따른 것이라는데, 왜 죽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