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고은은 운동선수가 아니다! 시집 「허공」. 시인 고은이 ‘이루었다’. 등단 50돌을 기념해서다. 모두 107편이 수록됐다. 행간에 오롯이 연륜이 읽힌다. 삶의 애환이 배어있다. 인류에 대한 애환이다. 한국시 100년 중 반세기를 함께한 그다. 하여 그의 애(哀)와 환(歡)은 곧 역사다. 그에게 ‘허공’은 맘껏 절규할 공간이요, 외침의 공간이다. 이내 평정을 되찾는 공간이다. 어떤 곳보다 평화로운 공간이다. 보게/어느날 죽은 아이로 호젓하거든/또 어느날/남의 잔치에서 돌아오는 길/괜히 서럽거든/보게/뒤란에 가 소리 죽여 울던 어린시절의 누나/내내 그립거든/보게/저 지긋지긋한 시대의 거리 지나왔거든/보게/찬물 한모금 마시고 나서/보게/그대 오늘 막장떨이 장사 엔간히 손해보았거든/보게/백년 미만 도(道)따위 통하지 말고/그냥 바라보게/..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내가 박원순 후보라면... 박원순 범 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를 찾아 대학생들이 요구하는 서울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끝내 무상급식 찬반투표 결과는 투표함을 개봉도 못한 채 일단락됐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책임지고 사퇴키로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서울시장 후보가 거론됐다. 그건 세찬 바람과 같았다. 그 바람은 국민이 만들었고, 그 바람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떠다녔다. 평소엔 뜬구름 같던 여론이, 그 때를 만나자 무섭게 집결했다. 아마도 박원순은 그 분위기를 처음 접했을 땐 그저 너털웃음을 지었거나, 황당해하며 침묵했을지도 모르겠다.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그 때, 그는 백두대간을 종주 .. 더보기 [인문] 임자, 밥줄 좀 끊기면 어때! 1979년 10월 26일, 수하 김재규의 총탄에 맞아 싸늘한 주검이 된 박정희. 필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 넉 달 전에 태어났다. 필자가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 박정희란 이름 석 자 앞에는 늘 독·재·자란 무시무시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누군가로부터, 어디선가 주구장창 들어온 ‘독재자 박정희’는 시나브로 필자의 뇌 언저리에 당연한 듯 자리했다. 고백건대 이런 고정관념 탓에 박정희 읽기는 쉽사리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필자를 박정희로 이끈 것은 순전히 김태광이란 이름 석 자다. 갓 마흔을 넘긴 나이에 90여종의 책을 펴낸 그는 자기계발 전문가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쓴 ‘박정희 스타일’은 역사적 관점에서 혹은 비평적 관점에서, 또 시류에 따라 리더십 관점에서 해석하고 써내려간 여느 박정.. 더보기 이전 1 ··· 165 166 167 168 16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