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실에서 본 한양

[심지훈 문화칼럼] 젊어서 고생

#젊어서 고생


나는 옛말을 신뢰한다. 아니, 우리 선조들의 간단치 않았던 삶에서 우러나온 인생경영법을 존중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그야말로 촌철살인이다. 누가, 어느 대목에서 이런 '용한' 말을 남겼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공을 초월해 인간사는 유전(流轉)한다. 그전에 유전(遺傳)이 있다.

꼬박 3년을 빡빡 기었다. 제도권 조직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는 빡빡 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하나 그러지 못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더 잘 될 줄 알았다. 현실은 반대였다. 나를 찾아주는 이가 없었다. 사회는 냉정했고, 현실은 암담했다. 그래서 길 수밖에 없었다.

묵묵히 걸어가는 법을 수행(修行)하며 수행(遂行)해야 했다. 지난 3년, 내 마음의 지표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였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고, 현실에서는 어떠해야 하는 지 내 깜냥대로 부닥치며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나, 이제 궤도에 진입했다. 불안정하게 부유(浮遊)하던 내 몸과 마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절감하는 오늘이다. 

지난 3년간 인생 유전(流轉)을 알알이 가슴으로 배웠는데, 그 자질은 아버지께서 주신 훌륭한 유전인자(遺傳因子) 덕분이다. 매사 감사하며 두루 사랑받는 사람으로 살아가리라. 


이제 내 마음 속에 새 지표를 아로새겨야 할 때. 수처작주(隨處作主), 이 넉 자를 새기고 가련다. 그래, 이제 이곳에서 참 주인이 되어 보리라.

2014년 1월 11일 주말 아침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Hankook Contents Institute, Chief Editor)
심지훈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