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 가족(심보통 1979~)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올봄
슬레이트 위로 기와를 얹은 앞집 지붕 위로
앙증맞은 새 가족이 이사왔습니다.
신통방통한 녀석들이죠.
땅에서 솟았을까, 하늘에서 내려왔을까
다육이 대여섯 놈이 빼꼼 고개짓을 하지 뭡니까.
"안녕하세요."
"그래, 넌 어서 왔누?"
다육이 대여섯 놈들, 삐죽삐죽 울상입니다.
"아, 알았다, 알았어. 묻지 않을게."
다육이 대여섯 놈들, 빵긋빵긋 웃습니다.
참 맑은 가을날,
다육이 대여섯 놈들, 이제 모두 어른이 되었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오손도손 살아온 게지요.
/심보통2014.9.30
*9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귀하는 다육이만큼 알콩달콩 깨소금 향내며 살아가는지요.'마실사회학.com'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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