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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에서 본 한양

[시] 논문은 맛있다(심보통 1979~)

@2014.3.27


#논문은 있다(심보통 1979~)

석사논문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논문이 
떫디떫은 땡감이라고 느꼈었다.
재미라곤 반 푼어치도 없고, 매력이라곤도 개미 똥구녕만큼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한 뭉치의 원고로 얼추 서론-본론-결론이 얼개를 드러내자, 
나는,
논문이,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 구미를 당기는 과메기 같다고 느꼈다.
손을 대면 댈수록 의욕이 발동하고, 장고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글쟁이었던 나를 온전히 되찾았다.
이제 논문은 늘상 곁에 두고 먹는 주전부리가 되었다.
논문은 맛있다.
/심보통2013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