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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에서 본 한양

[시] 은행 줍기(심보통 1979~)

#은행(銀杏) 줍기(심보통 1979~)


삼촌네 농장에서 
엄마와 나 은행을 주웠다.

아가 똥색 은행들이 
은행잎과 솔잎 위로, 사이로 셀 수도 없다.

식초 냄새가 진동하는 중에
엄마는 저쪽, 나는 이쪽에서 주웠다.

은행은 어디에 좋아요.
가래 끓는데, 기침 하는데 좋지.

의외로 똥내는 안 나네요.
살 벗기면 나지.

어디서 벗겨요.
냇가 가서 벗기지. 

바로 먹을 수 있어요.
바로 먹을 수 있지.

엄마와 나는 두 시간만에 만났다. 
저쪽과 이쪽의 거리는 두 보면 족했을 뿐인데...
/심보통201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