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네 농장에서
엄마와 나 은행을 주웠다.
아가 똥색 은행들이
은행잎과 솔잎 위로, 사이로 셀 수도 없다.
식초 냄새가 진동하는 중에
엄마는 저쪽, 나는 이쪽에서 주웠다.
은행은 어디에 좋아요.
가래 끓는데, 기침 하는데 좋지.
의외로 똥내는 안 나네요.
살 벗기면 나지.
어디서 벗겨요.
냇가 가서 벗기지.
바로 먹을 수 있어요.
바로 먹을 수 있지.
엄마와 나는 두 시간만에 만났다.
저쪽과 이쪽의 거리는 두 보면 족했을 뿐인데...
/심보통201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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