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소설가 심형준 선생님
#나비넥타이(심보통 1979~)
자식들은 어느 때가 되면
저들 나이 드는 건 생각해도
부모님 늙어가는 건 생각하지 못하나 보다.
자식들은 어느 때가 되면
부모님이 이제쯤은 저들 마음 좀 이해해 주기를 바라면서
그 나이 먹도록 부모님 마음 헤아려 볼 깜냥은 갖지 못하나 보다.
아버지가 나비넥타이를 노래부르다
자식들에게 씨알이 안 먹히자
직접 대구 백화점으로 가 사 맨 것은
서너 해 전 추석 아침이었다.
누나와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비넥타이는 할아버지의 상징인데
왜 벌써 아버지가 그걸 매냐고
누나와 나는 볼멘소리하였다.
아버지는 그저 웃기만 하였다.
아버지 갑자기 세상을 뜨시고
당장 영정할 사진을 찾느라 허둥댔다.
급한대로 아버지 전성기 때 사진을 영정으로 사용했다.
장례가 한창일 때, 나비넥타이 맨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나비넥타이를 매고 해맑게 웃어보였다.
아버지 말년에 가장 아버지다운 모습으로 남기 위해
나비넥타이를 그토록 노래불렀으리라.
나비넥타이를 그토록 노래불렀으리라...
/심보통20131115
*다행히 나비넥타이 맨 아버지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있다. 2013년 7월 19일, 아버지 의형제인 남석 이성조 선생님 댁을 방문한 날, 나는 여느 날과 달리 사진을 찍고, 두 어른 육성을 녹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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