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실에서 본 한양

[시] 트럭

#트럭(심보통 1979~)


토막난 나무를 한가득 실은
2.5톤 새 하얀 트럭이 
내 차 앞에서 달려간다.

밑동의 둘레가 시체처럼 누워있고,
그 주변으로 죽부인만한 토막들이 
붉은 얼굴로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다.

나를, 세상을.

하나였을 나무의 눈은
동강 잘려 드러눕자 십수 개가 되었고,
그 가운데 살아온 세월의 눈으로 본다.

나를, 세상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나에게 답 좀 달라한다.
토막난 그 나무들.

나를, 나를 보며.
/심보통 20131204 어머니와 패널을 사서 다녀오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