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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에서 본 한양

[심지훈 문화칼럼] 심사


#<심사>
한국일보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주최한다. 올해 미스대구 본선은 지난달 22일 열렸다. 내고장사랑대축제의 피날레로 치러졌다. 심사위원들은 공정성을 염두에 두고 후보자들을 치열하게 심사한다. 서울 본대회에 오를 후보들은 지역예선을 거친다. 지역예선은 한국일보 지역본부가 주관한다. 
대구의 경우, 올 1월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한 대구한국일보가 미스경북, 미스대구 양 대회를 주관한다. 이때 특이한 점은 양 대회 예선, 본선에서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의 후기가 대구한국일보가 발행하는 월간지 <엠플러스한국>을 통해 독자밥상에까지 오른다는 점이다. 
나는 심사후기를 데스킹한다. 심사위원들이 자기분야 전문가지만, 그들이 글쓰기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에서 한 번 걸러줘야 독자에 대한 예의가 되는 것이고, 심사위원들도 혹시 모를 우사를 방지할 수 있다. 

이른 아침 심사위원들의 후기를 고치면서, 그러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심사위원들의 상을 심사하는 마음이 동했다. 남의 글을 예사롭지 않은 마음으로 많이 보다 보면, 글쓴이의 국어 실력 그 너머의 글상이 읽히는 때가 온다. 
심사라는 제도를 통해 승자가 가려지는 건 인간사회에서 불가피하다고는 하나, 누가 누구를 심사할 자격에 대해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미스대구 심사후기는 <엠플러스한국> 6월호에 게재된다. 이번달에도 지각발행. 괴롭고, 안타깝다.
/201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