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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에서 본 한양

[심지훈 문화칼럼] 어미 지빠귀의 숭고한 사랑이야기

생명 가진 모든 것들의 자식사랑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현관문만 열어도 화들짝 날아가고, 마당에서 저와는 무관하게 소일거리를 해도 집주변만 맴돌던 녀석이 새끼(알)를 품기 시작하자 카메라를 들이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때가 되면 이 녀석은 오늘 내 무례에 대한 보복(?)을 시작할 것입니다. 

끼가 부화하면 그 모습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테지만, 이소(離巢)를 앞두고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라며 내 머리를 혹은 우리 가족 머리를 시도 때도 없이 부리로 조을 것입니다. 

이소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이 녀석은 당분간 찾아와 육탄공격을 퍼부을 것입니다. 

이미 제 자식들을 훌훌 떠나보낸 뒤겠지요. 

여러분들은 지금 엄마 지빠귀의 위대한 사랑의 현장을 감상하신 겁니다. 

이제 귀하의 어머니를 돌아볼 차례입니다.

/2014.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