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프리즘

[미디어窓] 중앙일보의 이상한 칼럼


‎#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의 이상한 칼럼
내 눈을 의심했다. 이게 칼럼인가, 광고인가. 칼럼을 가장한 광고인가. 
오늘자 중앙일보 오피리언 면 3면 '시시각각'에는 김진 논설위원 겸 정치전문기자의 '대한민국의 비명' 제하의 칼럼이 실렸다.
나는 이 칼럼을 보면서 중앙일보 수준과 이 칼럼을 쓴 기자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칼럼의 제목은 김진 논설위원의 신간 '대한민국의 비명'과 같다. 한 마디로 책 광고다. 
하나 그는 '추호도 아니다'고 할 것이다. 
진심으로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고, 봐야한다고 생각해 썼다고 항변할 것이다.
'작가' 김진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간다. 하나 그는 작가기 전에 언론인이다. 
은밀히 따지면 작가도 아니다. 그의 책은 칼럼을 묶어 낸 것이다. 
그는 이 칼럼에서 천안함 2주년을 맞아 이 책을 낸다고 했다. 
한주호 준위와 UDT 대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그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이야기 하며,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배우자, 자녀, 친지에게 주기를 바란다고 썼다. 
세상에 이렇게 뻔뻔한 칼럼은 처음봤다. 이렇게 뻔치 좋은 기자도 처음봤다. 
칼럼은 개인 책 광고나 하라고 내주는 게 아니다. 칼럼에 자기 책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것은 독자를 우롱하는 처사다. 
기자는 기자 일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칼럼을 묶어 책을 내든 말든 그건 독자가 알 바 아니다. 
귀한 시간 내서 일개 기자의 책 광고나 읽으라는 건, 거대 언론사가 할 도리가 못된다. 
여기다 오늘자 '분수대'도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칼럼에서 개인사를 다루는 건 글을 푸는 방식의 문제일 게다. 
어쩌면 요즘 예능 대세처럼 개인사를 다루는 걸 따라했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공중파 방송 PD가 자신의 기사와 관련해 일일이 스크린을 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기자는 공인이다'는 등식과 '연예인은 공인이다'는 등식에는 격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공부가 부족하면 공부를 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펜을 내려 놓아야 한다. 양심있는 기자라면. 
개인사를 듣겠다고 신문을 보는 독자는 천에 하나 있을까 말까하지 싶어 하는 말이다.
차라리 그렇게 보이고 싶은 책이면 김진 논설위원 스스로가 군 부대나 어느 기관 단체에 기부를 한다고 선언했으면 그나마 '미담 칼럼'으로는 봐 줄 만 했을 것이다.
다시는 '이상한 칼럼'을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중앙일보는 오피리언 면이 4개 면이다. 올해부터 2개 면에서 4개 면으로 늘렸다. 1~2면은 눈길이 가는 경우가 적다. 지면낭비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