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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프리즘

[미디어窓] 아니마, 쿠오레(엠플러스한국 9월호) 시사에세이 아니마, 쿠오레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 왕타오(37) 중국 DJI 회장은 30대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전 세계 언론이 자국의 국민을 위해 왕타오 회장에게 물었다. “성공비결이 뭐냐”고. 왕 회장은 “남들보다 조금만 더 똑똑하면 된다”며 “실천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많이 해결할수록 머리는 더 빨리 트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왕 회장의 성공비결은 ‘실천’이란 얘기다. 서른일곱 왕타오의 언어로 내뱉은 실천에 관한 생각은 가히 놀랍다. ‘어려운 문제를 많이 해결할수록 머리는 빨리 트이게 된다’는 말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우리 속담을 연상케 한다. 반면 ‘30대’ ‘억만장자’를 언급하며 유수의 세계 언론이 ‘어떻게 돈을 그리도 많이 벌었냐’가 .. 더보기
[미디어窓] The first 'She'(엠플러스한국 8월호) 시사에세이The first ‘She’/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The first ‘She’를 ‘첫 번째 그녀’라고 하자. 이때 first는 한정사로 형용사다. first는 부사, 명사로도 쓰인다. 부사일 땐 ‘먼저’ ‘우선’ ‘차라리’의 뜻으로 단독으로 쓰인다. 명사일 땐 ‘최초’ ‘처음’ 등의 뜻으로 주로 정관사(the) 혹은 부정관사(a, an)와 함께 쓰인다. 형용사로 쓰일 땐 ‘his first wife(그의 첫 번째 아내)’처럼 앞에서 형용사의 수식을 받는다. 그리고 first 자체가 형용사이니 이어 명사가 놓여야 구(句)가 된다. 비로소 영문법을 갖춰 활용 가능해진다. The first ‘She’에서 ‘The’는 영문법에서 흔히 ‘정관사’라고 한다. ‘정해진 관사’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더보기
[미디어窓] 시민기자의 밤(엠플러스한국 7월호) 시사에세이 시민기자의 밤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한국일보는 지난해 1월 4일자(2면)에서 “지역 취재 활동 강화를 위해” 유명상 대구경북취재본부장을 대구한국일보 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두 달 뒤인 3월 10일 유명상 호는 출정식(=출범식)을 열고 닻을 올려 항해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언론사에서 이적(異跡)의 자취로 능히 기록될 일이지만, 이적이란 이유로, 또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대구한국일보가 그저 이적으로 남을지, 언론의 기린아로 남을지는 애오라지 대구한국일보 하기에 달렸다. 대구한국일보 대표 유명상은 발 빠르게 체제를 정비해 갔다. 탄탄한 경영체계 구축과 함께 지면 강화 방안을 모색해 나갔다. 항해 1년 뒤인 올 1월 초, 유명상은 가슴팍서 만지작대던 카드 .. 더보기
[미디어窓] 미래 상상(엠플러스한국 6월호) 시사에세이 미래 상상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나는 종종 신문을 부러 미뤄 본다. 일주일 치를 하루 동안 보기도 하고, 한 달 치를 하루 동안 보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일련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관련 기사를 쏙쏙 뽑아 스크랩 할 수 있어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다. 한국일보 등 4월 한 달 치 신문을 몰아 봤다. 유독 ‘미래’란 키워드가 반짝거렸다. “앞으로 귀찮은 일은 로봇에 맡기고 인간은 여유로운 삶을 즐기게 될 것”(이시구로 히로시 교수, 2017년 4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보니 이런 미래가 상상됐다. 일본의 안드로이드 1인자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의 예언은 적중했다. 그 당시 이시구로 교수는 해외출장 중이었고, 자신과 똑 닮은 로봇 ‘제미노이드’가 그 대신 강의해 화제를 모.. 더보기
[미디어窓] Crazy MR. J(엠플러스한국 5월호) 시사에세이 Crazy MR. J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크레이지 미스터 제이(Crazy MR. J)라고 있다. 한국명은 김광중. 마술사다. 그를 만난 건 지난달 셋째 주말 전남 여수 낭만포차거리에서였다. 저녁을 먹고 거리구경에 나섰다가 공연 중인 그를 보게 됐다. 처음엔 200명가량의 구경꾼들에게 둘러싸인 광경에 호기심이 일었다. 보다 보니 꽁꽁 묶인 쇠사슬에서 3초 만에 빠져나오는 엔딩 퍼포먼스가 끝나고, 그 많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고도 남은 최후의 몇 사람에 낀 자신을 발견했다. 그냥 그렇게 훌 떠나버리는 건 예의가 아닌 듯싶었다. 약 10분쯤 봤을까. 길거리 공연을 다니기엔 참 아까운 재주라고 생각했다. 관객을 사로잡는 언변(코미디언 뺨치는)과 흥을 돋우는 음악(스피커 음향이 나빴음.. 더보기
[미디어窓] 이실직고(엠플러스한국 4월호) 시사에세이 이실직고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옛말에 ‘이실직고(以實直告)’라는 게 있다. 주로 수령이 죄인을 상대로 “네 이놈! 이실직고하렷다!”처럼 심문을 할 때 쓰인다. 문자 그대로 풀면 ‘사실 그대로 고함’이란 뜻이다. 사실은 엄정히 다뤄야 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요즘은 사극에서도 잘 쓰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 마음에 담아두고 행하면 더없이 좋을 말이다. 최근 이실직고를 하지 않아 스승을, 동료를 황천길로 보낸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지역에서 일어났음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은 부산 동아대 미술학과에서 일어난 일로 참으로 괴이쩍다. 한편의 막장드라마가 따로 없다. 전도유망한 화가였던 A교수는 작년 따스한 봄날 날벼락을 맞았다.. 더보기
[미디어窓] 닭 수난시대(엠플러스한국 3월호) 시사에세이 닭 수난시대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나는 시골서 나고 자라, 시골 초등학교를 다녔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아직은 찬바람이 볼을 스치던 3월, 수업을 마치고 교정을 나서면 노란 병아리장수 아저씨가 한자리 차지하고 ‘삐약삐약’ 울어대는 앙증맞은 병아리를 팔곤 했다. 친구들은 금세 아저씨 주변으로, 아니 병아리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한 마리 50원, 두 마리 100원하는 병아리는 친구들에겐 언감생심이었다. 하루용돈이 많아야 30원이던 시절로, 거개가 용돈이란 걸 모르고 살던 때였다. 그나마 집안 형편이 좀 나았던 나는 큰 마음먹고 병아리를 한 마리 사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병아리는 집에만 오면 힘이 쭉 빠져 비실대다 죽기 일쑤였다. 그런 경험이 몇 해 반복되면서 절로 알게 됐다. 똥.. 더보기
[미디어窓] 무자녀 신혼부부(엠플러스한국 2월호) 시사에세이 무자녀 신혼부부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아내가 임신했다! 아주 묘했다. 내가 육아 책 예닐곱 권을 주워온 날은 크리스마스이브였는데, 나는 이 책들을 아내 서재에 놓아두면서 아내에게 “자기도 이제 엄마 될 준비를 해야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거짓말처럼 아내는 들뜬 목소리로 “자기, 나 드디어 임신인가 봐. 진하게 두 줄이야!”하고, 내 눈앞에 임신테스트기를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우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아침을 그렇게 큰 축복으로 시작했다.(오, 주여! 감사합니다.) 여기서 잠깐, 내가 책 주워온 사연을 일러두어야겠다. 결혼하고 난생처음 살게 된 아파트에서 나는 곧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됐다. 재활용 쓰레기분리수거장에서다. 매주 일요일 쓰레기 버리는 날이 되면, 종류별.. 더보기
[미디어窓] '판도라'의 경주(엠플러스한국 1월호) 시사에세이 의 경주 /심지훈 한국콘텐츠연구원 총괄에디터 지난 주말 영화관에서 난생 처음 눈물을 흘렸다. 강력한 지진으로 경주 월성원전 1호기 폭발사고를 가정한 드라마 영화 를 보면서. 나는 내가 흘렀던 눈물에서, 드라마를 보면서 곧잘 눈물을 훔치시던 고인이 된 아버지가 생각나 괜스레 죄스러움을 느꼈다. 중년을 훌 넘어 노년이 된 아버지 몸을 이해 못하고 “아버지는 드라마를 보고도 운다”고 몇 번씩 놀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흘린 눈물이나 아버지의 눈물은 호르몬의 장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중년이 되면서 우리네 삶이란 것, 세상살이란 것이 그 전과 달리 절절하게 다가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국가수뇌부들은 원전이 터지자 우왕좌왕했고, 대통령(김영민 분)에게 거짓보고를 .. 더보기
[미디어窓] 히트 친 매일신문 백지 1면 @심지훈 2016.6.23 # 월 평균 2,500명 이상 방문하는 내 블로그 에 어제 하루 '매일신문'이란 키워드로 유입된 것만 238건이다. 이어 매일신문 백지(85건), 매일신문 1면 백지(23건), 매일신문1면(19건), 백지신문(15건) 등의 키워드로 유입수가 많았다. 그 밖에 신문 백지, 매일신문 1면, 매일신문 신공항, 신공항 신문, 백지 신문, 오늘자 매일신문, 대구매일신문 백지, 대구 매일신문 백지란 키워드로 유입된 건수가 각각 8건 이하의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2011년 10월 5일 개설한 이래, 단일 키워드로 하루 동안 최다 유입건수다. 약 400건. 내 블로그가 이럴진데, 전체 블로그나 포털로 유입된 건수는 얼마나 많았을까. 일단 매일신문에 감사! 그런데 매일신문은 이 유입수의 진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