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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에서 본 한양

[심지훈 문화칼럼] 민주당은 왜 이러실까요



#민주당은 왜 이러실까요
민주당 의원들은 왜 이러실까요? 현충문 앞에서 큰절은 왜 하실까요? 정통 야당의 맥을 잇겠다느니, 진보냐 중도냐 투표로 결정하겠다느니, 이런 말들은 왜 하실까요? 정치인들이 정치적 판단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해서요.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18대 대선은 문-안 연대만 잘 마무리되었어도 승산있었던 한 판 아니었나요. 문 후보도 그 상황에서 48%를 득표했으면 대단히 선전하신 겁니다. 


제 개인적, 정치적 성향은 차치하고 문 후보의 인품이 지지세를 집결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정치는 생물과 같다고들 하죠. 생물이 어디 완벽한가요. 집권 여당이라고 5년 내내 잘만 할까요? 분명 실기를 하게 돼 있죠. 


민주당의 실제 문제는 문 후보의 대권 실패가 아니라 내부 분열에 있는 게 아닌가요? 
이 시점에서 삼보일배는 좀 코미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문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이 최선이 아닌가요?


문 후보는 원래 정치할 생각이 없었던 분이셨죠? 
당이 그를 원한 겁니다. 그러면 나가야죠. 문 후보는 애당초에는 대승적 차원에서 안 후보에게까지 대통령 야권 후보 자리를 양보할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헤아려집니다.

하나 정치 권력이란 게 웬만한 뚝심 갖고는 평정심을 찾기 어렵죠. 또한 문 후보는 문 후보 혼자가 아니었죠. 평정심에 따른 판단보다 당을 위해, 나라를 위해,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운명'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안-문 연대회동에 단색 넥타이를 매고 나갔지요. 그건 안 후보도 마찬가지였습니

다. 단색은 통상 타협없음의 상징으로 이해되지요. 두 분 사이 오간 말은 형식에 불과했던 것이지요.

결국 연대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안 후보도 그저 어설픈 이미지 정치만 구사하다 욕만 얻어먹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안 후보는 민주당에 들어갈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저는 그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정치를 계속 이어나갈지 참 궁금합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그의 바닥이 어느 정도는 드러났고, 문제는 그걸 국민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안의 효과는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있다한 들 파과력은 세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만약 박근혜 정부가 제 기대에 맞지 않게 실기한다면, 기회는 안 후보가 아닌 문 후보에게 넘어갈 것입니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이미지 타격이 가장 적었던 후보입니다.

민주당이 비대위체제로 전환하면서 비대위원장에 문희상 의원을 앉혔죠. 그리고 취한 첫 액션이 대오각성(大悟覺醒)하는 절입니다. 뭣들 하시는 거죠? 

국민들이 그 모습을 진정 반성하는 모습으로 받아줄 것이라 믿는 건가요? 추운 날 왜 그러시는지들 모르겠네요.

꿍꿍이 예산안 통과하는 데 여당과 쿵짝맞추지 마시고, 국회의원 본 업무에 충실하시는 것, 그것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고, 민주당을 고깝게 보는 비지지자와 부지지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첩경입니다.

지금은 드러내 놓고 무언가를 할 때가 아니라 잠행(潛行)할 때입니다. 추운데 고만 들어가셔서 이 어려운 시기에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에 일조할 수 있는 일부터 보좌진들과 머리 맞대시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국민이 저절로 알아줍니다. 그걸 우리는 천우신조(天佑神助)라고 하지 않던가요? 
뭐를 그리 잘못하셨기에 이런<사진> 모습을 보이는 건지 그건 좀 소상히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들어나 보게.

저는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1인이지만, 민주당을 싫어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1인이기도 합니다.

새해 들머리부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불편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만인이 관람 가능한 이곳에 글을 적는 이유입니다.

*사진=중앙일보 인터넷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