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뒷모습(심보통 1979~)
오후나절 볕이 좋아
마실 가고 싶다-
하였더니
아버지가 산보를 가자 했다
어디로요?-
여쭈었더니
아버지 고향마을로라고 했다
직지사 오르는 길을
거슬러
아버지 고향마을로 내려갔다
경부선 철도 아래
터널
하나
둘
셋
그 중
상행선 터널길로
아버지가 먼저 걷고
내가 뒤따라 걸었다
저멀리 터널 밖으로 나갈즈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얼추 이른 세월
아버지는 컴컴한 터널 속에서
방황한 건 아닐까
이제 빛 좀 보셔야지
문득
그 생각이
비껴가
찰칵
셔터 눌렀다
아버지는
광명光明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나는 쪼르르 내달려
아버지와 걸음을 맞추어갔다
/2013년1월30일 아버지 고향마을로 산보 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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