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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

[심지훈 문화칼럼] 예술과 외설 사이 #예술과 외설 사이 이 작품은 예술일까, 외설일까. 이거 가만히 보면 참 흥미로운 작품이다. 웨딩마치 장면이다. 신부는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런데 신랑은 나체다. 서양에서는 코스프레 결혼도 일상화돼 있다고 하니, 덜 낯설겠으나 우리네 시각으로 보면 이 작품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남자가 벗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벗었는데 섰다(!). 신부의 드레스가 남자의 중요부위를 덮고 있다. 유심히 보면 남자의 물건이 힘껏 서 있다. 자 이제, 다시 이야기 해보자. 이 작품의 이름은 뭘까. 뭐로 하면 좋을까. 나는 굳이 이 작품의 제목을 챙겨보지 않았다. 라 해도 좋겠고, 이라 해도 좋겠다. 형식을 보여주고 했다면 전자가, 본질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후자가 적격이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은 여러가지를 생..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들인 귀하께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들인 귀하께 위 작품명은 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번화가에는 애견병원과 애견가게가 쉽사리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길거리에는 애완견을 가슴을 품거나 가방에 넣고 다니는 사람들도 흔해졌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티비에서 애완견을 함부로 다루는 고발 프로에 분노하는 사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본 A4 광고지를 본 뒤였습니다. 그 가족은 하얀 작은 강아지였습니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찾아 주신 분께 사례하겠다며 내 건 사례금이었습니다. 10만원. 속칭 '개값' 치고는 좀 비쌀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족값' 치고는 매우 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시대 '가족'이란 혈육으로 이루진 가족만을 ..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우산이 예술이 될 때 #우산이 예술이 될 때 내가 어렸을 때 '빨강우산, 노랑우산, 찢어진 우산...'하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닌 적이 있다. 노래가 시대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이 노래는 당시 시대상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우산은 좋은 선물이었다. 특히 결혼식이나 회갑년 같은 좋은 날 답례품은 우산이 단골이었다. 옛날 우산은 쉬이 부러지기 일쑤였다. 대가 대나무고 커버가 푸른 비닐인 것도 있었다. 세찬바람 한 번 직격탄으로 맞으면 금세 대가 날아가고, 살이 찢겨졌다. 그런 우산이 널리 쓰였다. 그래서 찢어진 우산도 우산 축에 낄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노랑우산은 '순수함의 상징'과도 같았다. 노랑우산에 노랑장화까지 갖췄으면 좀 사는 집 아이였다. 빨강우산은 나이 꾀나 잡순(?) 형 누나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