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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 외할매와 엄마-어버이날에(심보통 1979~) #외할매와 엄마-어버이날에(심보통 1979~) 외할매는 평생 한을 갖고 사셨다 아들 못 낳은 한恨 엄마는 외할매의 한을 풀었다 형에 이어 내가 태어났다 외할매와 엄마는 형의 자그마한 고추를 보고선 하늘에서 떨어진 줄 알았단다 외할매는 지극정성으로 손주들을 돌봤다 외할매가 울 엄마인 양 아흔둘, 외할매가 앙상한 뼈만 남기고 한 많은 삶을 마감하셨다 엄마는 외할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시작했다 외할매 묘로 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외할매 묘소를 돌봤다 누구는 남편을 일찍 여읬는 갑다며 혀를 찼다 엄마에게 봄 끝자락은 잡초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알림종이다 겁나게 자라나는 잡초는 타도의 대상이다 한여름에는 땡벌에 쏘이고 정체 모를 벌레에 불켜도 엄마는, 그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외할매와 엄마.. 더보기
[시] 봄꽃(심보통 1979~) #봄꽃(심보통 1979~) 봄꽃이 피어야 알 수 있다 엄마들이처녀가 된다는 것을 울 엄마도그렇다 /2013년 4월 8일 직지사 벚꽃 길에서 더보기
[시] 89.4.27(심보통 1979~) #89.4.27(심보통 1979~)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던 일천구백팔십구년 사월 이십칠일 엄마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만의 추억을 갖고 있다 회사에서 간 마이산 야유회 그곳에서 엄마는 흥부 마누리가 놀부 뺨을 후려칠 때 사용하던 밥주걱 그 머리통에 '부부의 도'를 새기고 손잡이에 박아왔다 아빠 엄마 이름을 나란히 외할머니가 쓰시던 주걱에 밀려 빛 못보던 이 주걱은 24년 만에 제 용도를 찾았다 장 담그려 소금물 우리는 데 등장한 89.4.27표 주걱 엄마의 추억, 내가 집어먹었다 /2013년 2월 25일 장담그는 날에 더보기
[시] 우박(심보통 1979~) 사진= blog.joinsmsn.com #우박(심보통 1979~) 대전 다녀오는 밤 김천역 버스정류장에서 직지사행 버스 기다리는데 타닥타닥 타다닥 타다닥 우박이 쏟아졌다 김장때 엄마가 뽀오얀 배추 속살로 우두둑 우두둑 굵은 소름 치듯이 타닥타닥 타다닥 타다닥 온 바닥에 온 지붕에 우박이 낙하한다 내 머리를 톡오톡 때리며 맞을만 한 우박 소금 같은 우박 맛나는 우박 /2012년2월3일 대전 다녀오던 날 밤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