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 흙담 처마 아래(심보통1979~) #흙담 처마 아래(심보통 1979~) 옛날 집은 온전히 자기네 담이 잘 없다 1979년산産 우리집도 벽 두 면은 이웃집 창고이거나 방이다 이웃집 입장에서 봐도 사정은 매 같다. 형편에 따라 집을 허물고 담장을 새로 짓기도 하지만 시골 형편이라는 게 크게 나아질 것도 나빠질 것도 없는 거라 흙담은 흙담대로 슬레이트 지붕은 슬레이트 지붕대로 사람이 늙어가듯이 그 늙음을 그대로 보아주는 게 다반사다. 늙어감은 익숙해짐. 담벼락이 조금 흘려도 뜯겨도 슬레이트 지붕 한쪽이 동강 문드러 떨어져 흉해져도 거기에 시비를 거는 이웃은 내 일찍이 보지 못하였다. 되레 처마 아래 살림살이를 여미어 둠을 감사할 뿐, 21세기 시골집이라도 자동차가 석 대요 컴퓨터는 넉 대요 휴대전화는 다섯 대인데, 담벼락은 20세기 것이라 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