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렌 썸네일형 리스트형 [심지훈 문화칼럼] 여자, 장롱 그리고 벽오동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렸더니, 내가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무심한 일편명월이 빈가지에 걸렷세라. 필시 이 시를 지은 이는 일장춘몽으로 끝났겠으나, 오늘날과 비유하자면 로또를 부여잡고 대박을 꿈꾸는 민초의 심리와 동상(同床)의 일몽(一夢) 아니었을까. 오랜만에 직지사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직지사 식당가 주차장을 지날 무렵, 시내가 쪽에 선 오동나무를 보고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장과 농을 구별할 수 아냐?” 나는 당연히 모른다고 했다. 되레 ‘장롱은 한단어가 아니냐’고 여쭈었다. 아버지께서 오동나무를 보니 생각난다고 하시면서 장롱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아버지께서 유년시절만 하더라도 곳간 사정이 괜찮은 집 마당에는 벽오동을 심었다. 특히 여식이 태어나면 벽오동..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