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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Pro.의 사진이야기

[심지훈 문화칼럼] 누에처럼 누운 폐차들 [심Pro.의 사진이야기4] 누에처럼 누운 폐차들이것은 작품이다. 사진 작품. 한 장의 사진은 단순히 순간의 포착,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때가 다반사다.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고,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또 감상자의 내공에 따라 사진의 깊이가 달라진다. 있는 그대로 느낌을 말할 것이냐, 역사적 맥락을 덧씌워 이야기할 것이냐, 비교 혹은 대조 방식으로 사진을 해설할 것이냐는 애오라지 보는 자의 깜냥에 달렸다. 무릇 작품이란 작가의 의도와 타인의 의견은 참고로 하되, 제 나름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그 중 가장 좋은 관람일 터이다. 필자는 이 사진을 처음 마주하고 가까이 다가가 봤다가, 멀리 물러나 봤다가를 서너 번 반복했다. 그리고 사진 제목을 확인했다. 제목은 '생브리외의 폐차 주차장'. 필자가 ..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날아라 양탄자 [심Pro.의 사진이야기3] 날아라 양탄자 새것에 대한 익숙함, 데자뷰deja vu같다. 저런 양탄자는 일찍이 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정말이지 너무나도 익숙하다. 익숙한 것의 새로움, 자메뷰jamais vu같기도 하다. '신밧드의 모험' '알라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단골로 등장한 것 아닌가. 제목 '양탄자들을 한군데 놓아놓은 모습'. 북아프리카 모로코가 배경이다. 이 사진이 상공에서 찍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크기만도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그냥 사진으로 보고 있자니 지난해 내 어머니의 행색行色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고교시절 가사시간에 배운 실력을 백분 발휘해 조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매주 한 번 모이는 다도교실茶道敎室 그리고 거기서 하는 봉사활동 시간에 회원들의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의기투합한..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프랑스 농촌 풍경 [심Pro.의 사진이야기2] 프랑스 농촌 풍경 뭐랄까. 한 폭의 수채화랄까.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나, 생각했다. 프랑스 샤랑트 주 코냑 시 상공에서 본 모습이다. 제목은 '코냑 근처의 농촌 풍경'. 당연하겠지만 확실히 다르다. 우리네 농촌 풍경과는. 정말이지 영화 속 한 장면이 따로 없다. 누런 황금 들판과 녹색의 포도밭. 그 사이 홀로 선 나무 한 그루. 웅장하다. 그러면서 평온하다. 나무에 눈길을 주면 역동적이다. 마치 나무가 들판과 포도농장 사이 샛길을 종종걸음하는 것 같다. 나무는 들판과 농장의 이분법의 상징이다. 이 정갈한 갈라짐은 상처다. 19세기 포도나무 뿌리진디가 급습한다. 포도나무는 속절없이 죽어갔다. 말그대로 초토화됐다. 곡물재배로 대체된 이유다. 세월이 흘러 포도농..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코트디부아르 사람들 [심Pro.의 사진이야기1] 코트디부아르 사람들 그들이 손을 흔든다. 허연 이 드러내며. 총천연색總天然色 웃음. 그야말로 예술이다. 북위 6도 44분, 서경 3도 29분. 코트디부아르 아방구르 주민들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지구에서 본 하늘전'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진이다. 제목은 '아방구르의 군중들'. 그들의 눈은 선하다. 삿됨이 없다. 욕심이 없다.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 마땅찮지만 그들의 얼굴에선 행복이 읽힌다. 아프리카는 매우 '젊은 나라'다. 여성 1명당 출산율이 5.1명이다. 아방구르뿐 아니라 아프리카 평균 출산율이 그러하다. 인구의 40%가 15세 이하다. 이 사진은 아프리카의 싱싱함도 웅변해 주고 있다. 참고로 세계 평균 출산율은 2.8명이다. 하나 검은 대륙에도 문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