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빤한 철조망을 넘고 또 넘는 것이다. 싱글벙글 그저 행복해 보이는 나팔꽃 한쌍도, 실은 빤한 철조망을 어기영차 오르고 올라 겨우 숨 한 번 돌리는 것이다. 우리는 타자의 숨돌리는 모습을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한다. 언제나 녹록한 삶, 늘 행복한 삶, 매사 만족스런 삶이 도저 어디 있단 말인가. 제 삶을 묵묵히 가꿀 줄 아는 자가 종래는 기껏 후회하는 가짓수를 줄일 수 있나니. 가라, 묵묵히 네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라, 진중히 네가 후회하지 않을 곳으로. 하여 일어서라. 뭇사람들의 희망으로. 너답게. 실로 너다웁게.
/심보통 2013091
할배보다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