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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훈 문화칼럼] 내가 박원순 후보라면... 박원순 범 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를 찾아 대학생들이 요구하는 서울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끝내 무상급식 찬반투표 결과는 투표함을 개봉도 못한 채 일단락됐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책임지고 사퇴키로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서울시장 후보가 거론됐다. 그건 세찬 바람과 같았다. 그 바람은 국민이 만들었고, 그 바람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떠다녔다. 평소엔 뜬구름 같던 여론이, 그 때를 만나자 무섭게 집결했다. 아마도 박원순은 그 분위기를 처음 접했을 땐 그저 너털웃음을 지었거나, 황당해하며 침묵했을지도 모르겠다.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그 때, 그는 백두대간을 종주 .. 더보기
[인문] 임자, 밥줄 좀 끊기면 어때! 1979년 10월 26일, 수하 김재규의 총탄에 맞아 싸늘한 주검이 된 박정희. 필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 넉 달 전에 태어났다. 필자가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 박정희란 이름 석 자 앞에는 늘 독·재·자란 무시무시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누군가로부터, 어디선가 주구장창 들어온 ‘독재자 박정희’는 시나브로 필자의 뇌 언저리에 당연한 듯 자리했다. 고백건대 이런 고정관념 탓에 박정희 읽기는 쉽사리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필자를 박정희로 이끈 것은 순전히 김태광이란 이름 석 자다. 갓 마흔을 넘긴 나이에 90여종의 책을 펴낸 그는 자기계발 전문가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쓴 ‘박정희 스타일’은 역사적 관점에서 혹은 비평적 관점에서, 또 시류에 따라 리더십 관점에서 해석하고 써내려간 여느 박정.. 더보기
[심지훈 문화칼럼] 여자, 장롱 그리고 벽오동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렸더니, 내가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무심한 일편명월이 빈가지에 걸렷세라. 필시 이 시를 지은 이는 일장춘몽으로 끝났겠으나, 오늘날과 비유하자면 로또를 부여잡고 대박을 꿈꾸는 민초의 심리와 동상(同床)의 일몽(一夢) 아니었을까. 오랜만에 직지사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직지사 식당가 주차장을 지날 무렵, 시내가 쪽에 선 오동나무를 보고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장과 농을 구별할 수 아냐?” 나는 당연히 모른다고 했다. 되레 ‘장롱은 한단어가 아니냐’고 여쭈었다. 아버지께서 오동나무를 보니 생각난다고 하시면서 장롱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아버지께서 유년시절만 하더라도 곳간 사정이 괜찮은 집 마당에는 벽오동을 심었다. 특히 여식이 태어나면 벽오동.. 더보기